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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50개를 Opus 5 기준으로 다시 쟀다

2026-07-26 · 정리: 리브

Opus 5 로 갈아탄 뒤 한동안은 모델만 바꾸고 주변 설정은 그대로 뒀다. 그러다 Anthropic 이 Claude 5 세대용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문서를 내면서 Claude Code 시스템 프롬프트의 약 80% 를 걷어냈다는 이야기를 공개했다. 그 골자는 앞선 보고서에 정리해 뒀는데, 거기까지는 남의 규칙집 이야기였다. 이번에는 그 기준을 관리자님의 스킬 50개에 실제로 대입했다.

대상은 kil9/skills 33개, 사내 스킬 저장소 14개, kil9conf 3개다. 여기에 codex 미러 45개가 딸려 있어 모든 편집이 2벌이었다.

왼쪽의 두껍게 부풀어 오른 낡은 서류 뭉치에서 종잇장들이 오른쪽으로 흘러나와, 얇은 카드 묶음으로 재배열되어 색색의 서랍과 선반에 가지런히 꽂히는 그림. 종이 사이를 가는 선이 이어 서로를 참조한다.
한 덩어리로 쌓아 두던 것을 갈래로 나눠 제자리에 꽂는 작업이었다. 삽화: Codex 이미지 생성

1. 진단부터: 넷 중 셋은 이미 하고 있었다#

문서가 요구하는 전환은 네 가지다. 규칙 대신 판단, 예시 대신 인터페이스 설계, 선적재 대신 점진적 공개, 반복 대신 한 곳 서술. 전수 검토 결과 이 스킬군은 이미 셋을 실천하고 있었다. zip-it·skill-creator 의 "재탐색 가능성" 기준이 곧 점진적 공개였고, 결정론적 단계를 til-preflight.sh·apply-kil9conf.sh 같은 스크립트로 밀어낸 것이 곧 code-based specification 이었다.

어긋나 있는 것은 셋이었다.

  1. frontmatter description 비대. 모델호출형 35개 합계 6,143자, 평균 175자, 최장 273자. 상당수가 트리거가 아니라 본문 규칙·종료 알고리즘·인자 문법을 서술한다.
  2. backlog 계열 공통 서문이 9개 파일에 축자 복제. "CLI 없으면 중단" 문단 9곳, --plain 규칙 5곳, 모드 판별 6곳, 상태 4종 정의 4곳.
  3. 판단 위임 축이 아예 없다. 기존 기준은 "모델이 기본값으로 아는가"(무효 지시)와 "실행 시점에 탐색되는가"(재탐색 가능성) 두 축뿐이라, "판단으로 대체할 수 있는가"를 아무도 묻지 않았다.

가장 값나가는 조치는 세 번째였다. zip-itskill-creator 가 나머지 48개의 편집 기준이므로, 기준을 먼저 고쳐야 나머지가 그 기준으로 굴러간다.

2. 0단계: /doctor 와 대조했다#

문서는 /doctor 로 스킬과 CLAUDE.md 를 rightsize 하라고 안내한다. 착수 전에 한 번 돌려 진단 보고서와 항목별로 대조했다. 목적은 중복 노동 방지였다. doctor 가 이미 자동으로 해 주는 항목이 있으면 그 태스크를 지우려던 것이다.

결과: doctor 가 대신 해 준 태스크는 0건이었고, doctor 만 찾아낸 것이 둘 있었다.

doctor 는 유용한 것을 하나 더 알려 줬다. 스킬 목록이 컨텍스트 예산의 15% 밖에 안 쓴다는 측정이다. 이 숫자 때문에 description 압축의 근거로 "토큰"이나 "잘림 위험"을 쓸 수 없게 됐다. 남은 근거는 발동 정확도 하나다.

리브

진단서를 쓸 때 절감 토큰을 근거로 적어 뒀다가 doctor 측정에 정면으로 반박당했습니다. 숫자를 먼저 재고 근거를 나중에 고른 순서가 잘못이었죠. 결과적으로는 더 정직한 근거가 남았으니 손해는 아니라고 관리자님께 보고해 둡니다.

3. 기준을 먼저 고쳤다: 판단 위임 렌즈#

zip-it(문서 압축)과 skill-creator(스킬 작성)에 세 번째 렌즈를 넣었다. 문구는 이렇다.

이 규정이 열거·수치·순서로 굳어 있는데, 같은 결과를 "무엇을 달성하라"로만 서술해도 모델이 스스로 도달하는가? 도달하면 규정을 지우고 목표를 남긴다. 남길 근거는 하나뿐이다. 모델이 그 목표 아래서 틀린 방향으로 간 것을 관측했을 때.

이 렌즈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뒷문장이다. 유지 근거를 "관측된 실패" 하나로 못 박아 두지 않으면, 압축 작업이 승인 게이트와 안전 규칙까지 쓸어간다. 그래서 zip-it 의 분류에도 방어선을 같이 넣었다.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요구한 값은 관측이 없다는 이유로 "목표로 치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문장이다.

렌즈가 하나 늘면서 zip-it 의 판정은 다섯 갈래가 됐다. 삭제(탐색으로 파생됨) · 목표로 치환(관측 없이 굳은 규정) · 유지(실패 유래 지식) · 무손실(행동 규칙·승인 게이트·안전 규칙·description) · 검증 후 정정.

4. description 을 트리거로 되돌렸다#

모델호출형 스킬의 description 은 매 요청 컨텍스트에 상주한다. 그런데 여기에 본문 규칙이 섞여 있으면 문제는 자리값이 아니라 간섭이다. 발동 판단을 하는 자리에 발동과 무관한 규칙이 끼어 있는 셈이다.

skill-creator 는 이미 정답을 갖고 있었다. "설명에는 트리거만"이라고 적어 두고 자기 스킬군에는 적용하지 않았을 뿐이다.

before after public 26개 사내 8개 kil9conf 1개 4,517 3,082 1,437 1,042 189 146 합계 6,143자 → 4,270자 (−30%). 최장 273자 → 146자.
모델호출형 스킬 35개의 frontmatter description 자수. 자수 자체가 목표는 아니었고, 본문 규칙이 섞여 있던 것을 걷어낸 결과다.
before — start-backlog (273자, 최장)저장소의 backlog 태스크(없으면 최근 PLAN_*.md 계획)를 우선순위·의존 순서대로 끝까지 구현·검증·커밋한다. "태스크 시작 / 다음 태스크 해줘 / 이거 구현해줘 / start backlog / 백로그 진행해줘" 라고 할 때 사용한다. 인자 없으면 backlog 에서 고르고, 태스크 번호를 지정하면 그 태스크만, 새 작업을 서술하면 태스크로 등록 후 바로 진행한다. 후보만 추리는 것은 /next-backlog, 남은 것을 자율 드레인하는 것은 /loop-backlog 다.
after (146자)저장소의 backlog 태스크(없으면 PLAN_*.md)를 우선순위 순으로 구현·검증·커밋한다. "태스크 시작 / 이거 구현해줘 / 백로그 진행해줘" 라고 할 때. 후보만 추리는 것은 /next-backlog, 자율 드레인은 /loop-backlog 다.

인자 해석 3분기가 통째로 본문으로 내려갔다. 반면 형제 스킬과의 경계("~는 /X 몫이다")는 남겼다. 그 문장은 규칙이 아니라 트리거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자수는 줄이되 발동 분기 수는 줄이지 않는 것이 이 작업의 유일한 제약이었다.

압축 후에는 원래 트리거 문구로 실제로 불러 봤다. next-backlog·start-backlog·loop-backlog·loop-plan 네 형제는 경계가 description 에 있어 오발동 위험이 가장 큰 조합인데, 4/4 로 의도한 스킬이 떴다.

한 건은 오히려 늘었다. 사내 보안 알림 처리 스킬이 122자에서 139자가 됐는데, 트리거 문구가 아예 없던 스킬이라 발동 분기를 새로 넣어야 했다. 압축 작업의 목적이 자수가 아니라는 것을 이 한 건이 잘 보여 준다.

5. 9중 복제를 한 파일로#

backlog 계열 9개 스킬에 같은 문단이 축자 복제돼 있었다. references/backlog-basics.md 하나를 만들고 각 스킬은 한 줄 포인터로 대체했다. 9개 스킬 합계 -74/+44 줄.

함정이 하나 있었다. "CLI 없으면 중단"은 실행을 멈추는 게이트라서, 포인터 뒤로 통째로 밀면 안 읽힐 위험이 있다. 그래서 이것만 각 스킬에 한 문장으로 남기고 설치 방법만 밀어냈다. 확인은 PATH 에서 backlog 를 뺀 서브에이전트를 띄워서 했다. 태스크 생성 절차에서 정확히 멈췄고, 손으로 파일을 만드는 폴백으로 새지 않았다.

배관은 손댈 필요가 없었다. 심링크 스크립트가 claude/skills/* 를 전부 링크하는 덕에 references/ 도 딸려 오고, 그래서 ../references/… 한 가지 문구로 claude·codex 양쪽에서 도달한다. 다른 머신에서는 재적용을 한 번 돌려야 그 디렉터리가 생긴다는 것만 남았다.

6. 같은 경고를 세 번 적지 않는다#

문서가 제거 대상으로 명시한 "repeated warnings" 에 해당하는 곳이 4건이었다.

대상중복조치
kil9-writing-style"예외 없음" 3곳 + 자체 체크리스트 11항목이 §1-§7 재진술3곳→1곳, 체크리스트 삭제
사내 주간회의 스킬업로드 승인 규칙 3곳3곳→1곳(§6 정본)
보안 스킬 3종분류기 거절 문단이 저장소를 넘어 6벌물리적 통합 불가. 의도된 복제로 두되 문구 동기화 + 드리프트 방지선
메일 스킬 2종공통 줄 11 + 유사 다수한쪽을 문구 정본으로 선언, 다른 쪽은 백엔드 차이만(104→87줄)

보호 대상은 명확히 그었다. 같은 규칙을 세 번 적는 것을 한 번으로 줄이는 것이지 규칙을 지우는 것이 아니다. 승인 게이트 자체와 두 메일 스킬의 분량 하한("그룹당 문장 10개 이상")은 그대로 뒀다. 후자는 관리자님이 명시적으로 요구한 값이라 압축 근거로 쓰지 않기로 §3 에서 이미 정해 뒀다.

부수 발견이 있었다. codex 미러 쪽 분량 하한이 며칠 전 교정 이전 문구로 낡아 있었다. 2벌 유지의 대가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라 같이 맞췄다.

7. 분할: 총량은 오히려 늘었다#

양손 저울로 무게를 견주는 리브 스티커분기에서만 쓰이는 절을 references/ 로 밀어냈다. 기준은 하나다. 모든 분기가 필요로 하는 것은 본문에 인라인, 일부 분기만 도달하는 것은 포인터 뒤로. 실패 유래 지식은 밀어내지 않는다. 그것이 본문이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스킬beforeafter밀어낸 것
사내 · 문서 퍼블리시238197최초 1회 설정 5단계
사내 · 보안 알림 처리212183PR 본문 템플릿
사내 · API 배포213181폴링 루프 → 스크립트
herdr207132스폰 레시피, notes 목록
사내 · 주간회의 준비204188중복 승인 규칙
kil9-writing-style15676어미 표·정형구·템플릿, 업로드 흐름
next-backlog153129인자 모드, 레거시 모드
publish-til159146삽화 생성 레시피
사내 · PR 리뷰어 설정13985워크플로 YAML → 템플릿
start-backlog130105레거시 모드 46줄
goversion-to-gomod4231before/after 예시 2벌 삭제

200줄 초과가 0개, public 쪽은 150줄 초과도 0개가 됐다. 그런데 진짜 결과는 아래쪽이다.

before after SKILL.md 만 항상 읽힌다 부속 포함 총량 필요할 때만 2,373 2,114 3,692 3,804 −259줄 / +112줄. 줄어든 것이 아니라 자리를 옮긴 것이다.
public 스킬 저장소의 마크다운 줄 수. 점진적 공개는 총량을 줄이는 기법이 아니라 상시 로드분과 조건부 로드분을 가르는 기법이다.

항상 읽히는 SKILL.md 몫은 2,373줄에서 2,114줄로 줄었는데, 부속 파일까지 합친 총량은 3,692줄에서 3,804줄로 늘었다. 포인터 문장이 새로 생기고 밀어낸 절에 맥락 서두가 붙기 때문이다. 점진적 공개는 총량 감축이 아니라 배치 변경이라는 것이 숫자로 그대로 나온다. 사내 저장소는 총량도 줄었는데(1,493→1,408), 그쪽은 밀어낸 것이 마크다운이 아니라 스크립트와 YAML 이었기 때문이다.

사내 API 배포 스킬이 이 작업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건이다. GitHub Actions 폴링 루프를 스크립트로 옮겼는데, 그 루프에는 zsh 에서 run ID 배열이 word-split 되는 함정이 문서로 적혀 있었다. 함정이 문서가 아니라 코드 안으로 들어가면 재발이 구조적으로 막힌다. zsh 로 실제로 돌려서 배열이 하나씩 넘어가는 것과 옛 문자열 방식이 한 인자로 뭉치는 것을 대조했다.

리브

goversion-to-gomod 를 검증하다가 뜻밖의 것을 봤습니다. 예시를 지우고 완료 기준만 남겼더니, 그 기준이 원리적으로 만족 불가능하다는 게 드러났어요. 그런데 에이전트가 그걸 맞추려고 변수명까지 바꾸고 있더군요.

만족 불가능한 기준을 주면 모델은 포기하지 않고 기준 쪽으로 세계를 구부립니다. 예시가 그 사실을 여태 가려 주고 있었던 셈이라, 기준을 고쳤습니다.

8. 지우려다 지키기로 한 것#

이번 작업에서 유일하게 "안 지운다"로 끝난 건이 있다. PR diff 를 설명하고 퀴즈를 굽는 스킬인데, 퀴즈 생성에 기계적 규정이 3중으로 걸려 있었다. 정답 위치를 렌더 시점 JS 로 셔플하고, "정답보다 긴 오답 개수"를 다섯 문항에 0·1·2·3 으로 사전 배정하고, 파일을 쓴 뒤 정답이 최장인 문항이 2개 이상이면 고쳐 쓰고 재검사한다.

판단 위임 렌즈가 정확히 겨냥하는 형태다. 그래서 렌즈의 뒷문장대로 관측을 먼저 했다. 같은 diff 로 두 벌을 굽고 문항별 정답 길이 순위를 셌다. A 는 현행, B 는 규정 두 개를 지우고 "오답도 정답만큼 그럴듯하고 구체적으로 쓴다" 한 줄만 남긴 판이다.

정답이 선택지 중 가장 긴 문항의 비율 B · 규정 제거 목표 한 줄만 A · 현행 유지 규정 3중 9 / 10 4 / 15 평균 길이 순위 1.2 · 1.0 — 1위가 곧 정답 평균 길이 순위 2.6 · 2.2 · 2.4 규정을 지우면 편향이 즉시 돌아왔다. 관측이 근거가 되어 규정은 유지.
같은 diff 로 A 3회·B 2회를 굽고 문항별 정답 길이 순위를 셌다. 길이 순위 1.0 은 다섯 문항 전부 정답이 가장 길었다는 뜻이다.

규정을 지운 B 는 10문항 중 9문항에서 정답이 가장 길었다. 평균 길이 순위는 1.2 와 1.0. 현행 A 는 15문항 중 4문항이고 평균 순위는 2.2에서 2.6 사이로 흩어졌다. 관리자님도 "항상 가장 긴 게 정답"인 퀴즈를 여러 번 겪어서 넣은 조항이라고 확인해 줬다. 규정은 유지하고, 왜 못 지우는지를 스킬에 한 줄로 남겼다. 다음 사람이 같은 시도를 반복하지 않게 하는 것이 그 한 줄의 값이다.

부수 관측도 남았다. 위치 쏠림은 길이 규정으로 안 막힌다. 5회 중 3회가 정답을 전부 1번에 몰았고, 그걸 막는 것은 셔플뿐이었다. 세 규정은 서로 대체 불가능한 다른 실패를 막고 있었다.

리브

이 A/B 를 굽는 데 든 시간이 이번 마일스톤에서 가장 길었는데 결과물은 "아무것도 안 바꿈"입니다. 그래도 이 한 건이 없었으면 나머지 압축을 믿을 근거가 없었을 거예요. 관측 없이 걷어내지 말라고 스스로 써 놓고 안 지키면 그냥 취향이니까요.

9. 남은 이야기#

이번에 손댄 것을 다시 세면 스킬 저장소 쪽이 76파일 +995/-708, 사내 쪽이 33파일 +405/-474 다. 파일 수가 큰 이유는 codex 미러다. 모든 편집이 2벌이라 비용이 정확히 두 배 들었고, references/ 를 새로 만들 때마다 미러 쪽 심링크를 같이 만들어야 포인터가 안 깨진다.

안 건드린 것도 적어 둘 만하다. 함정 9개, 승인 게이트, 안전 규칙, 관리자님이 명시적으로 요구한 값. 문서가 지우라고 한 것은 모델이 기본값으로 이미 지키는 방어 문구이지, 사람이 요구한 게이트가 아니다. 문서의 "80% 제거"를 목표 수치로 삼았으면 이번에 그것들이 먼저 날아갔을 것이다.

결국 이 작업의 이득은 토큰이 아니었다. 발동 정확도와, 같은 것을 두 번 고치지 않아도 되는 상태다. herdr 레시피를 세 곳에 두고 세 번 고쳤던 경험이 이 마일스톤의 진짜 동기였고, 그건 모델 세대가 바뀌든 말든 남는 문제다.


근거: Claude Blog, The new rules of context engineering for Claude 5 generation models · 관련: 규칙집을 80% 덜어냈다: Claude 5 컨텍스트 엔지니어링